일요일 아침.
조속히 아침식사를 마친 오리무라 이치카는 사복으로 갈아입고 손에 가방을 하나 들고는 방을 나섰다. 기숙사 복도로 나서자, 먼저 준비하고 있던 라우라와 세실리아가 인사하며 맞아줬다.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오라버니." "좋은 아침이에요, 이치카씨."
"두사람 다 쌩쌩하네. 왜 그렇게 활기가 흘러넘치는거야 너희들."
기대감과 그 외의 다른 무언가로 가득찬 환한 미소의 두 소녀를 보며, 이치카는 어깨를 늘어트리며 한숨을 내 쉬었다. 분명히 세실리아에게도 라우라에게도 같이가자는 말을 안했던 것 같은데.
'뭐, 샤를로트에게 말했으면 같은 방의 라우라에게 전해지는 것도 당연하고, 라우라가 알게 되면 세실리아랑 링에게 전해지는건 당연한건가.'
샤를로트와 라우라는 룸메이트. 그리고 라우라에게 있어서 세실리아와 링은 언니뻘의 존재들. 덧붙이자면 샤를로트와 호키는 피가 이어지지 않은 의붓자매. 거기에 일견 관계없어보이는 아오이는 최근 호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은근슬쩍 거미줄 같은 인간관계네. 패밀리하고 관계없이 이 인맥망 좀 무섭지 않아?'
지금의 이 전력만 해도 하기에 따라서는 나라 하나쯤 전복해버릴 것같은 전력이긴 하다. 뭐, 그 뒷처리는 전혀 자신없다만. 나라는 뒤집어 엎는다고 끝이 아닌것이다.
"또 뭔가 이상한 생각하는거 아닌가요 이치카씨?"
"이상한 생각이라니 뭐가? 내 이빨은 멀쩡한데?"
"......바로 그런게 이상한 생각이라는거에요! 정말......"
"......? 세실리아 언니. 미안하지만 지금의 대화는 무슨 의미가 있는 건지...?"
"라우라는 몰라도 돼요. 아니, 앞으로도 영원히 모르는 편이 좋답니다."
여전히 라우라를 과보호하는 세실리아였다. 그렇게 복도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자니, 다른 멤버들도 차례차례합류했다. 호키, 샤를로트, 링은 저마다 사복차림으로 나와서 간단한 짐을 들고 집결했다. 복도에서 떠들기도 그래서 우선 교문을 나와 걸어가면서 이야기를 나누던 중 링이 깨달은듯 말했다.
"그러고보니 히마와리는?" "어제 외박허가. 아마 한발 먼저 간 것같은데. 야마토 귀국하는거 공항에 마중나간다고 하는거 같더라."
"야마토라. 너네 패거리들 중에선 기적적으로 정상적인 애였지. 좀 심약한거 빼면."
"그렇게 말하면 마치 내가 정상적이지 않다고 하는 것 처럼 들린다만?" "핫핫핫, 기분탓이야 기분탓."
"......호키쨩, 내가 허락한다. 링 녀석을 한대만 패버려." "언제나의 비폭력주의는 어쨌나 이치카." "괜찮아, 저녀석에게 한해선 BE폭력주의니까." "괜찮을리가 없잖나. 정말이지......"
"그러고보면, 휴가 아오이씨는 원래 존성왕이었던가요. 존성왕이란 구체적으로 뭘 하는 곳인가요?"
당연한 질문을 세실리아가 해왔다. 그러고보면 워낙 설명할 시간도 없고 해서 제대로 설명을 하지 않았던것 같은 기분이 드는 이치카였다.
"음, 뭐랄까. 오리무라 패밀리 1기... 라고 해야하나? 암튼 옛날 패밀리 시절에 있었던 친위대? 뭐 그런곳."
"친위대...... 로얄가드 말인가요?"
"번역하면 그렇게 되나. 그렇게 대단한 건 아니고...... 음, 설명하기 힘드네. 뭐 소위 말하는 '족' 용어에서 친위대 말하는거지만... 귀족 아가씨에게 이쪽 세계를 소개해도 되는지 모르겠네."
'족'이라는건, '폭주족'을 필두로 하는 불량배 문화를 통틀어서 말한다. 폭주족은 당연하지만 폭주, 즉 미친듯이 오토바이로 달리는 것에 목숨을 걸고 있으며, 이러한 행위는 물론 교통법 위반으로써 교통경찰의 제지를 받게 된다. 그 외에도 도로를 달리자면 앞을 가로막는 다른 차량, 사람등의 방해물은 얼마든지 있다. 물론, 다른 '팀'들도.
그렇기에 이러한 방해물을 제거하기 위해 커다란 팀에는 무투파로 이루어진 조직이 있으며, 이런 하부조직을 '친위대'라고 부른다. 실질적으로 폭주족에 있어서 가장 흉폭하고 난폭하며 그 무력을 대표하는 존재가 친위대.
물론 지금의 시대에 폭주족따위 박물관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므로, 그럴듯하게 개념만 따다 붙인 것이 사실이다. 발안자인 미타라이 카즈마란 녀석이 워낙 머리속에 든 것이 그쪽 위주인 것도 한몫 하고 있다. 물론 친위대란 이름 뿐이고, 안에는 아무리 봐도 무투파로는 보이지 않는 인간들도 있지만.
"딱잘라 말하자면 패밀리의 간부진 같은거야."
링의 쾌도난마같은 설명에 이치카는 조금 눈썹을 찌푸렸지만 세실리아가 그걸로 납득한 것 같기에 불평을 터트리진 않았다. 사실 그 이상으로 잘 설명하기도 힘들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패밀리 안에서 괴짜들만 자발적으로 모여서 자발적으로 결성된 조직'인거지만 그런 설명으로 세실리아가 납득할 것 같지도 않다.
"그나저나 존성왕인가아--- 지긋지긋하다고 할까, 그립다고나 할까. 그러고보니 우리 서전크로스Southen Cross는 어떻게 됐어?"
"서전 크로스? 그건 또 뭔가요 링씨?"
"아, 응. 그러니까 우리쪽-- 링 군단에 있어서 존성왕같은 위치랄까, 그런 애들 있어."
"...북두칠성에 대응한다면 남두육성-궁수자리의 여섯 별이 아닌가요? 왜 남십자성?"
세실리아의 당연한 지적에 링의 표정이 눈에 보이게 경직되었다. 이치카는 피식피식 웃으면서 진실을 폭로했다.
"이녀석, 남두육성이라는거 만화에만 나오는 가상의 별자리라고 생각했던 모양이야. 그래서 어디서 주워들은 남십자성을 갖다쓴거고."
"에에잇, 시끄러워! 북x의 권 같은거 볼까보냐 그런 근육마초! 아무리 봐도 짝퉁이잖아! 그리고 세실리아 너 왜 그렇게 해박한거야, 서양에서는 남두육성같은거 없잖아!"
"아니 뭐, 누구누구 덕분에 조금 재미있어서 공부하게 되었다고 할까요..."
식은 땀을 흘리면서 시선을 피하는 세실리아를 째려보며 대답을 봉해버리는 린.
"그래서 결국 그 서전크로스라는 애들이 어떻게 되었다고?"
"아아, 그녀석들 그 멤버 그대로 예능계에 진출해서 지금 그 이름 그대로 아이돌 하고 있던데?" "푸웁?!"
그런 시시한 이야기들을 하며 교외로 나간 일행. 다른 일행이 기다리고 있는 곳은, 구 오리무라 패밀리의 안가安家(안전가옥)으로 쓰이고 있던 곳중 하나인 후지오카 유지로 소유의 5층빌딩이었다. 쇼와 말기에 지어져 한때는 이런저런 점포들이 들어서서 번성했던것 같지만, 버블기의 대미지로 지금은 아무도 살지않는 빈 빌딩. 그런만큼 악동들의 아지트로는 제격이라는 이야기다. 그것을 2, 3층에 가정집처럼 꾸며 본격적으로 아지트화 한 것은 현재 건물주인 유지로와 두 보디가드들.
"헤에, 굉장하네 이 빌딩."
"으음. 솔직히 얕보고 있었지만... 이정도면 웬만한 보안설비로는 따라오지도 못할 감시망이군."
빌딩으로 들어서자마자 샤를로트와 라우라가 입을 열며 감탄했다. IS에 내장되어있던 센서망에 빌딩여기저기를 둘러싸고있는 트랩과 감시카메라등이 감지되었던 것이다.
"솔직히 감탄할 정도네요. 올코트 본가 저택에도 이정도의 경비시스템은 아직 없는데."
"어차피 히마와리 그 바보가 폭주해서 저지른 거겠지. 칫, 우리도 이런 인재가 있었어야 하는데......"
이것은 세실리아와 링의 말.
"...뭐어, 좀 일이 있어서. 각지에 있던 아지트를 요새화할 필요가 있다고 바보놈들이 떠들어대서 말야. 그놈들 쓸데없이 에너지만 넘쳐나니까 잠시 내버려두면 터무니없는 짓을 저지른다니까."
"이치카가 리더 아니었나?"
"리더라고 위에서 명령하고 지시하고 감시하고 그런 조직이 아니니까, 패밀리는."
"하긴, 그것도 그런가. ...그런데 계단은 어디지?"
호키가 1층을 둘러보고 있었지만, 아무리 봐도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보이지 않았다. 보통 이정도 넓이의 건물이라면 최소한 비상계단 1개쯤은 있어야 할텐데.
"아, 그거. 어차피 안쓴다고 콘크리트 발라서 막아놨어. 엘리베이터가 있으니까 이쪽으로."
"계단을 왜 막아?"
"야마토는 계단 이용 못하잖아."
당연하다는듯이 말하는 이치카의 말에 호키는 일순 '야마토가 누구지?'하고 속으로 생각했다. 그 이름이 구 패밀리의 일원이자 두 다리를 다쳐서 휠체어에 앉아서만 이동할 수 있는 천재 프로그래머, 세라 야마토를 뜻한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호키는 속으로 납득했다. 단순히 '야마토가 계단을 쓸 수 없으니 엘리베이터로 다닌다'는 것 만이 아니다. 그런 야마토에게 자신만 특별대우받는다는 느낌을 받게 하지 않기 위해, 아예 계단을 막아버리고 다들 똑같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함으로써 차별의식을 없앤다. 당연하다는듯이 그런 배려를 하는 부분만 봐도, 이들의 유대감이라고 할까, 결속감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다. 뭐,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계단을 남겨놓는 것이 보통의 대처겠지만. 좋게 말해서 그렇다는거고 나쁘게 말하자면 상식이 없는 녀석들이다.
'이런 부분은 본받아야 하는건가?'
"호키, 무슨 생각하는거야? 놔두고 간다~"
"아, 미안."
여섯명이 엘리베이터에 올라타자, 이치카가 T라고 써있는 버튼을 눌렀다. 자세히 보니 버튼은 보통의 1층 2층의 숫자가 아니라, 밑에서부터 F, S, T의 3가지 종류의 버튼밖에 없었다.
"이 건물, 분명히 5층까지 있지 않았나요? 왜 버튼은 3개밖에? 일단 First, Second, Third라는건 알겠지만."
"4층과 5층은 F를 각각 2번, 3번 누르면 가도록 되어있어. 일단은 비밀이니까 기밀유지는 부탁해."
"...과연. 4층의 Fourth와 5층의 Fifth라는 건가?"
뭘 하든 평범한 것과는 척을 지는 녀석들이다.
"아자아아아앗!!!! 이몸 최강!!!!"
"인정할 것 같아 그런 헛소리! 다시 한번! 다시 한번 대결이야!"
"니들은 변함이 없구나 정말."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이치카의 첫 대사는, TV앞에 앉아 게임기 컨트롤러를 쥐고 흥분하고 있는 소년과 소녀를 향해 쏘아진 한숨이었다. 그 말에 방안에 있던 소년소녀들의 시선이 엘리베이터쪽으로 집중되었다. 이치카는 가볍게 손을 들어 흔들면서 인사하고 성큼성큼 걸어들어갔다. 그 뒤를 이은 IS학원 일동들도 안을 쭈삣쭈삣살피며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걸어들어갔다.
"타테와키는 아직? 안보이네."
"공항에 마중보냈습니다. 곧 올거에요."
"귀한집 도련님 모셔오는 길이니 조심해야지."
"? 타테와키면, 저번에 봤던 그 사람...이죠?"
샤를이 주저주저하면서 유지로에게 말을 걸었다. 호키와 샤를은 이전 샤를의 어머니의 병문안을 갈때 존성왕중 다섯명과 만난적이 있다. 문제는 유지로의 호위인 츠루가오카 코다치와 카메가오카 타테와키는 비록 복장, 이미지, 머리모양등은 다르지만 얼굴은 마치 쌍둥이처럼 똑같기 때문에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성과 이름도 그렇고.
샤를의 말에 대답한 것은, 카즈마와의 게임 대결에서 참패를 겪은 검은 원피스 차림의 밝아보이는 소녀였다.
"예. 그리고 혹시 제 이름 기억하고 있어요? 샤를로트 뒤노아, 아니 시노노노 샤를로트씨?"
"으음, 분명히 코다치 씨, 였죠?"
"오오, 기억하고 있어! 감격~~~ 츠루가오카 코다치입니다, 잘 부탁해요 여러분!"
환하게 웃으며 오른손을 펴서 흔드는 코다치. 그것을 계기로 쌍방은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시작했다. 이미 얼굴을 아는 이도 있고, 모르는 이도 있지만 그런 것은 상관없이 다들 금방 친해졌다. 그리고 타이밍 맞춰서 야마토와 필립을 데려온 타테와키가 들어오면서, 다시 한번 자기 소개가 이루어졌다.
웃고 떠드는 시간이 지나고, 타테와키와 코다치가 모두에게 음료수와 과자를 가져온 뒤 저마다 적당히 의자나 테이블등에 둥글게 둘러앉았다. 오리무라 이치카를 시작으로 시계방향으로 시노노노 호키, 시노노노 샤를로트, 카메가오카 타테와키, 후지오카 유지로, 츠루가오카 코다치, 라우라 보디비히, 팡 링잉, 야가시라 히데하루, 휴가 아오이, 세라 야마토, 필립 아델레이드 카린스, 세실리아 올코트, 미타라이 카즈마의 순서. 원래라면 마지막에 고탄다 단의 자리가 있어야겠지만, 이번에는 그는 오지 않았다. 집안일도 바쁘고 무엇보다 이번일과 직접 관련은 없기때문에 굳이 출석할만한 이유는 없었다.
"뭐, 쓸데없는 이야기는 생략하죠. 그럼 우선 이번 사건-공문서에서는 일단 '복음 사건'이라고 칭해지고 있습니다만-을 처음부터 간단히, 시간순서대로 설명하죠. 혹시 틀린점이나 의문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해주십시오."
언제 준비했는지 방안의 불을 끄고 방탄유리로 된 창문에 커튼을 친 다음, 새하얀 벽면에 영사기를 비추며 설명하기 시작하는 유지로. 벽면에는 가운데의 줄을 경계로 2개의 시간대가 나열되어있었다. 좌측은 '表', 우측은 '裏'라고 씌어있엇다.
"우선, 사건의 시작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합동으로 개발한 최신예 3세대 IS 실베리오 가스펠-이하 복음의 실험. 이것이 원인불명의 이유로 폭주, 안의 파일럿을 끌어안은채로 날뛰기 시작했습니다. 진로는 어째서인지 일본. 딱히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닌 것 같지만 어쨌든 이 중대사에 미군은 IS학원에 협력요청을 합니다. 인근에서 훈련중이고, 최신예기를 몇대나 보유하고 있는 IS학원측에게 복음을 멈춰주길 바랬던거죠. IS학원 상층부는 이를 승락하고, 이 연락을 받은 인솔교사들과 전용기 소지자들은 복음에 대처하기 위해 소집됩니다. 여기까지 틀린점이 있습니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기에, 그는 설명을 계속했다.
"이 협력요청을 받고, 교사진은 양산형 IS로 작전영역 관제를 실시하고 전용기 소지자들을 중심으로 작전이 짜여집니다. 작전 참가자는 리더, 미스 올코트, 시노노노 호키양, 시노노노 샤를로트양, 팡 양, 보디비히 소령의 Team Glue, 그리고......"
"나, 시노노노 타바네, 야마토, 카린스의 Team Rabbit."
끼어든 것은 아오이였다. 유지로는 고개를 끄덕이고 설명을 계속했다.
"자세한 작전내용은 다들 아실테니 생략하겠습니다만, 결국 작전과정에서 트러블이 발생. 망국기업의 간섭에 의해, 최종적으로는 복음을 쓰러트리는데 성공합니다만 여기서 트러블이 생깁니다. 그리고, 시점을 옮기죠."
유지로는 表에서 裏로 바꾸며, 설명을 시작했다.
"오모카게섬. 아시는분은 아시겠지만 3년전의 '오모카게섬 사건'이 일어나기전까지는 흔히 있는, 작은 섬마을이었습니다. 그저 '죽은 사람이 살아돌아온다'는, 허무맹랑한 소문이 있는 정도외에는 특별할 것도 없는 낙후지역이었죠. 문제의 발단은 이 섬에 파견되어있던 UGN의 지부장이 소식불명이 되었다는 것."
"...저런 촌구석에까지 지부가 있나?"
"지부라고 해도 지부장 혼자 가있었던 모양입니다. 거긴 만성 인력부족이니까요. 어쨌든, 이 사건에 대해 UGN은 처음에는 신임지부장을 내려보내는 것으로 해결했습니다. 하지만 혼자 내려보내는 것도 그러니, 당시 여러가지 개인 사정으로 인해 할일없이 빈둥거리고 있던 두 UGN칠드런을 같이 딸려보냈죠. 그 두사람이, 여러분도 만난적이 있는......"
"야가미씨랑 키리사키 언니?"
링이 손뼉을 딱 치며 말했다. 덤으로 그녀들은 그 사건 이후, 무슨 수를 썼는지 IS학원 경비부대에 들어가 특별팀을 구성하여 지금도 학교에 있다. 학교에서는 종종 식당등에서 마주치곤 한다.
"네. 그외에도 그 섬에서 우연히 마주치게 된 몇명의 민간 오버드도 협력해서 그 섬에서 일어난 '황천회귀'와 관련된 비밀을 찾고, 결국 그 섬에서 일어난 일의 뒤에서는 당시 '팔스 하츠'의 일본지부장이었던 '플래너' 츠즈키 쿄우카가 관련되어있단 사실이 드러났고, 결국 그 계획을 분쇄---했으면 좋겠지만, 뭔가의 트러블이 일어나서... 뭐가 있었는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과거는 이미 흘러가버렸으니까요."
유지로가 하고 있는 일은 어디까지나 지금까지 알고 있던 사실의 재확인이다. 그것을 토대로 앞으로의 방침을 정하기 위한 것.
"그리고, 플래너는 과거에 하려던 일을 다시 반복하기 위해 3년만에 소실된 오모카게섬을 다시 찾아내고 거길 방문했습니다. 문제는 FH와 적대적인 관계를 가지기고 있는 망국기업의 간부, '나인 테일' 쿠즈노하 타마모가 마찬가지로 오모카게섬에 눈독을 들였다는 것. 그녀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왜 그것을 노렸는지는 불명입니다만, 어쨌든 그녀는 여기서 자신의 부하인 '벤토'를 보내서, 오모카게섬 근처에세 전투를 벌이고 있던 리더일행에 합류시켜서 복음과 대적하게 하고 한편으로 자신은 무슨수를 써서 오모카게섬에 돌입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또 다른 변수가 나타납니다. '로어마스터' 야소가미 레오나. 그 실체는 아직까지 국가의 정보력으로도 잡히지 않고 있는 허깨비 같은 존재로, 그 존재자체가 '도시전설'의 일종으로 다루어지고 있고 실제로 나타나고 있는 사람은 그 도시전설의 네임밸류를 빌려 활동하고 있을 뿐이라는 설도 있지만 어쨌든 알려진 바로는 강력한 오버드 라는것. 한때 UGN의 일레갈(비정규)에이전트로 일한적이 있다는 것. 정체도 목적도 불명이라는 점에서는 플래너에 뒤지지 않을정도지만, 어쨌든 확실한 것은 3년전 플래너의 계획을 파탄시킨 일원중 한명이라는 것. 그리고......"
여기서 한번 말을 끊은 유지로는, 이치카와 호키에게 한번씩 시선을 돌리고는 말을 이었다.
"당신들과, 뭔가 관계가 있다는 것. 특히, 시노노노 호키. 당신과."
"...말해두지만, 나는 짚이는 곳이..."
"하지만 보디비히 소령과 샤를로트씨의 말로는 그녀가 시노노노류의 고무술을 썼다고 했고, 당신의 증언으로도 그 '투신' 오우가 역시 그런 말을 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건, 그렇지만."
그 부분의 기억은 여전히 애매하다. 뭔가, 납득가는 진실을 들었던 것 같은 기분도 들지만 그런 정보는 호키의 머리속에 없었으니까.
이야기는 진행되어서, 결전의 장으로. 다만 레오나가 관계자 전원과 IS의 기록에서 자신의 정체와 관련된 것을 전부 지웠기때문에, 쿠로유리를 타고 온 레오나라던가 백기사에 의해 밝혀진 백기사사건의 전모 등은 아무도 몰랐다. 결국 플래너를 쓰러트렸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지만. 그리고, 베가의 배신과 도망친 망국기업의 일당의 이야기가 되자 호키와 링, 세실리아는 당장이라도 잡아먹을듯이 으르렁댔다.
"정말이지,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는 말이 딱 맞는다니까요! 다음번에 만나면 절대 가만두지 않겠어요!"
"물론이다. 어떻게 그런 타이밍에 그런 배신을 할 수가 있지?!"
"죽이는 정도론 성이 안차. 잡히기만 해봐....!!!"
"오오, 타오르는 전개인데. 여자애들이 앞서서 지켜주려고 하는 신분이라니. 과연 리더."
"그, 그런데... 정작 이치카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은데?"
"슈지 이 바보자식. 형님은 근본적인 부분에서 쿨하다고! 일일히 저런걸로 화내거나 하진 않는단 말야. 그냥 눈앞에 나타나는 순간, 확! 하고 돌려차기로 목을 따는거지."
"내가 척 ○리스냐?!"
바보소리를 해대는 카즈마에게 용서없이 가서 박히는 이치카의 태클. 폭력을 싫어하는만큼 직접 때리진 않지만 사람은 때로는 말로도 타인을 상처입히거나 죽일 수 있다고 한다. 아쉽게도 카즈마는 말 정도로 죽을 놈은 아니었다만.
"...원기왕성한 사람들이네요. 나쁜 느낌은 아니지만."
"아, 아하하... 옛날 생각나서 난 좋은걸. 응, 그립다 이 분위기."
"그런가요?"
어깨를 으쓱하면서 잘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 필립. 이런 떠들썩한 친구관계와는 그다지 인연이 없었던지라 더더욱 그렇게 느끼는건지도 모르겠지만, 최소한 세실리아 올코트가 이런 집단에 어울려있는 모습을 상상하지 못했던 것은 확실한 것 같다. 감정을 저렇게까지 드러내놓고 있는 세실리아를 본 것은 필립도 처음이었던지라 꽤 신선했다.
"어쨌뜬, 현재 상황 정리는 대충 끝난거지?"
그렇게 주위의 분위기를 정리한 것은, 의외로 아오이였다. 평상시에 나대질 않아서 그렇지, 그녀도 복장이라던가 갖추면 이런 역할이 아주 어울리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니까, 지금처럼 옷을 단정하게 차려입고 안경끼고... 기타등등을 할 경우의 이야기지만. 뭐, 머리가 까치집을 짓고 있지 않는 시점에서 굉장히 멋을 부린 것이다.
"남은 것은, 나타 프로젝트의 성과 발표입니까?"
"그, 샤나라고 했던가요? 그 애가 그 나타프로젝트 인가 하는 것의 관계자?"
"확실히, '인간과 기계의 융합체'라고 했더나 뭐 그 비슷한 소릴 들은것 같은데."
유지로의 말을 받아 세실리아와 라우라가 한마디씩 했다. 여기서 나타프로젝트의 전모를 아는 자는 당사자인 아오이, 야마토, 필립을 제외하면 샘플 제공자인 이치카와, 초기투자자인 후지오카 유지로와 그 비서 둘뿐. 다른 이들은 약간씩 아는 정도에 불과하다.
"샤나의 재조정과 새 아이의 완성을 앞두고 있어서. 그게 끝나면 조만간 공식 발표할거야, 물론 전 세계에. 그때까진 모든 정보를 공개할 생각 없어. 보고싶다면, IS학원 내의 연구실로 오면 경과정도는 말해줄 생각은 있지만. 물론, 지금 여기 이 멤버에 한해서."
"그게 뭐야! 우린 거기 못가잖냐!"
"그럼 못듣는거지. 애당초 예전에 설명할때 안들었잖아 네놈은."
"아오이쨩... 아하하하... 저기, 괜찮다면 나중에 내가 설명해줄테니까."
"너무 핵심적인 부분은 곤란하지만, 대략이라면 저도 설명할 수 있으니까 넘어가도록 하죠."
야마토와 필립의 서포트를 방패로 삼아, 아오이는 아무렇지도 않은듯 이야기를 진행해나갔다.
"그럼 지금까지 나온 정보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패밀리의 행보를 결정하자고. 우선..."
영사기를 치우고, 벽면에 투명스크린을 띄우며 아오이는 우선 1, 2, 3, 4라고 크게 숫자를 썼다. 그리고 1번이 확대되더니 '망국기업'이라는 글자로 변했다.
"망국기업Phantom Task. 당면한 적. 본거지도 불명, 구성원도 불명, 목적도 불명. 확실한건, 제대로 된 놈들은 아니라는 것. 그리고, 3년전 오리무라 이치카를 납치한 놈들."
그 자리에 있던 이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듣고 있었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이렇게 들으면 새롭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놈들과 손잡고 쎄쎄쎄를 하고싶은 마음이 일어나는건 아니고.
"세계 각국에서 IS를 강탈하여 자신들의 전력으로 삼고 있어. 현재 뒷세계의 3대 조직중 하나로 꼽히며 세력을 떨치고 있어. 저번주에는 대만과 홍콩의 결사들이 누군가에게 패배해서 흡수되었다고 들었어. 놈들의 짓이겠지."
"잘도 그런 소식이 들어오는군요...... 그것도 패밀리의 정보력인가요?"
"그렇다고 쳐. 덤으로, 우리 또라이 리더의 숙적이자 내 적인 쿠즈노하 타마모가 소속되어있기도 해. 그런고로, 타협의 여지는 없음."
'망국기업'의 네글자가 일그러지더니, 붉은색의 '敵'이라는 글자로 바뀌었다. 다음으로 2번의 글자가 나타나더니, '팔스 하츠False Hearts'라는 이름으로 변화했다.
"오버드들을 위한, 오버드들의 욕망발현을 최우선으로 하는 다국적 범죄조직. 뭐, 이녀석들의 경우는 자기들 맘대로 하다보니 그게 범죄였다 라는 결과가 대부분이지만. 원래는 '셀'이라고 불리는 최소단위의 조직들을 기반으로 한 점조직이었지만, 최근 강력한 지도자를 얻어서 독재체제에 가까워졌어. 십여명의 '마스터 레이스'를 간부로 해서,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일이 많아. 이쪽도 비밀주의로 치자면 남들 부럽지 않은 철저한 비밀주의지만, UGN과의 오랜 진흙탕싸움 덕분에 꽤 정보가 많이 나와있는 셈. 오모카게섬에서는 FH의 파견부대와 부딪혔었어. 마스터 레이스급이 최소 2명... 나중에 팡 링잉과 붙은 요한까지 넣으면 3명씩이나 나왔었지. 이쪽도, 관계개선은 아득해. 뭐, 망국기업과 상대하기 위해서라면 가망은 있지만."
'잠재적 적'이라는 글자로 변해 사라지면서, 3번은 '디바인 크루세이더'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악마빙의자들의 집단. 역사는 꽤 오래되어서, 가볍게 천년을 넘은걸으로 보고 있어. 본거지는 유럽. 악마공생체를 몸에 지닌 악마빙의자들이야말로 신에게 선택받은 존재라고 여기는 귀족주의자들. 지금은 망국기업에게 밀리는 추세지만, 그래도 암흑세계에 있어서는 전통의 강호세력. 현 시점에선 우리들과 특별히 은원은 없고, 필요하다면 손을 잡을 가능성도 있음."
"응, 잠깐. 그건 사실입니까?"
낯선 정보에 손을 든 것은, 다름 아닌 필립이었다. 이 자리에서는 가장 이방인이라는 느낌이지만, 이미 분위기상으론 거의 준 패밀리멤버에 가까운 입장이었다. 무엇보다도, 세계 정세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뭐라고 해도 '그' 아델레이드 가의 아들이니만큼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이 자리에서는 유지로 다음으로 이런 이야기에 밝은 사람일 것이다.
"아, 이야기 안했던가. 나, 좀 옛날의 인연으로 그쪽에 아는 사람이 있어. 딱히 친한건 아니지만, 비즈니스 이야기를 가져갈 정도는 되니까."
"하지만 그들도 뒷세계의 주민인 것은 마찬가지겠죠.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적의 적은 동지까지는 안가더라도, 최소한 적으로 내버려두긴 그렇지. 편하게 이기고 싶으면 적이 싫어할 짓을 잔뜩 하면 되는거야. 이건 이치카자식의 지론이지만."
"음, 이 몸의 지론이지. 그런고로 이몸 최강!" "지랄한다."
바로 까불거리면서 으쓱대는 이치카에게 가차없는 욕의 태클을 먹이고, 아오이는 다시 콘솔을 조작했다. '디바인 크루세이더'가 '판단보류'로 변해가며, 마지막 4번이 변화하며 나타난 단어는......
[제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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